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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글] ≪한 이론가의 우려스러운 주장과 행보≫
최정도 님이 2009-07-25 22:14:09에 씀 | 2050명 읽음
≪한 이론가의 우려스러운 주장과 행보≫
≪통일뉴스≫에 실린 민경우씨의 글 ≪민주노동당의 <이명박 정부 퇴진론>에 대하여≫를 읽어 봤다. 언제부턴가 민경우씨가 한국 진보진영의 ≪이론가≫로 부상하기 시작해 필자도 처음에는 기대를 갖고 그의 글을 주목해 왔다. 그래서 그가 인터넷상에서 논쟁거리를 제공하는 데에 대해서도 진보운동의 발전을 위한, 그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날이 감에 따라 민경우씨의 주관적 의도가 어쨌든지 간에, 평범한 독자의 한 사람인 필자가 보기에도 민경우씨의 글이 진보운동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해 구경꾼처럼 사사건건 평론만 하고, 진보운동의 재구축과 발전은 물론 대중적 지지 확대에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그야말로 현실과 유리된 소모적인 논쟁만 야기하는 듯한 인상을 강하게 받게 되었다.그런데 이번 글에 이르러서는 무슨 논리나 주장의 차원을 넘어서 도대체 민경우라는 사람이 누군지, 이 사람이 진보운동 대오 안에 있는지, 밖에 있는지 구별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1. 민주노동당의 이명박 정부 퇴진 표명은 잘못인가
민경우씨는 ≪이명박 정부 퇴진론은 가능한가?≫하는 문제 설정으로 글의 서두를 뗐다. 일단 그의 주장을 보자. 그는 이명박 정부를 퇴진시키자면 생각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대통령 탄핵과 전민항쟁의 두 가지밖에 없다고 했다. 그런데 전자는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스스로 그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리고 후자에 대해서도 ≪헌정 질서에 대한 국민들의 태도≫, ≪경제상황의 느슨한 행보 계속≫ 등을 근거로 들면서 역시 그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의 결론인즉 민주노동당의 이명박 정부 퇴진론은 ≪다분히 정치적, 선언적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이며, ≪제도권 정당이 이런 유의 선언적 천명을 반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요컨대 이명박 정부 퇴진은 그 가능성도 없고 그같은 태도 표명을 하는 것은 정당으로서 부적절하므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당에 대해 잘 알기나 하는지, 혹은 아무리 현장과 유리된 이론가라고 해도 문제를 이렇게까지 필요 이상으로 복잡하고 기묘하게만 만드는가 하고 느껴지기까지 한다. 이 세상에 정권 장악을 자기들의 최종목표로 내걸고 그를 위해서 정권 퇴진 주장을 펼치지 않는 정당이 어디에 있겠는가? 더욱이 민주노동당은 이번 정책당대회에서 ≪온 국민이 이 대통령에게 잘못을 사과하고 국정기조를 바꾸라고 요구했지만 청와대는 사과도, 국정기조 전환도 철저히 거부했다≫면서 ≪이명박 정권을 그대로 두고서는 민생도, 민주주의도, 남북화해도 기약할 수 없다≫고 현 정부의 퇴진을 주장하게 된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는 정당 일반이 정권 장악을 지향한다는 차원을 넘어 현재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위기상황을 타개하려는 절박한 심정의 차원에서 ‘퇴진론’을 제기했음을 뜻한다. 민경우씨가 말하는 현실적 가능성 문제로 말하면 이는 정당이 목표를 내건 다음에 그것이 제대로 달성되게 하자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차원에서 제기된 문제일 것이다. 그런데 그는 민주노동당이 이명박 정부 퇴진을 표명한 것 자체를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잘라버렸다.그렇다면 민주노동당이 적어도 한 개 정당으로서 아무런 생각도 없이, 또는 아무런 가능성 타산도 안 한 채 정책당대회까지 열고 현 정부의 퇴진을 성급하게 목표로 내걸었다는 말인가? 바로 여기서 민경우씨의 오만과 독선이 엿보인다.
2. 지금의 민심이 이명박 정부 퇴진과 거리가 먼가?
민주노동당은 이번 정책당대회에서 ≪민심이 요구하는 독재정권 퇴진≫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런데 민경우씨는 이번 글에서 ≪각계각층의 동향≫ 운운하면서 ≪이명박 정부 퇴진론의 심각한 문제점은 현 시기 조성된 역량 관계에 비춰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명박 정부의 퇴진을 위해서는 ≪거대한 철벽≫을 뚫어야 하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스킨십과 설득≫이 필요한데 민주노동당은 이와 같은 작업을 무시하고 실현 가능성도 없는 퇴진론을 전면에 내걸었으며, 자기 지지기반에 대해서 잘못된 인상과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은 과연 누구일까? 작년에 민주노동당을 탈당해서 진보신당을 내왔던 한 사람인 심상정 전 대표조차도 민주노동당이 이명박 정부 퇴진을 공식 선언한 데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이명박 정권의 폭주가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박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을 대변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이해를 표시했었다. 지금 한국에서 외쳐지는 정권 퇴진 주장은 작년 촛불시위 때의 ≪이명박은 물러가라≫와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말에 속고 소통이 부족했다는 말에 또 속고 하는 사이에 정치, 경제 등 모든 면에서 더 이상 밀리면 내일이 없다는 지경에까지 내몰린 속에서 외쳐지는 퇴진론이다. 또한 그것이 소수의 주장이 아니라는 것은 서울대 교수들로부터 시작된 시국선언 발표 움직임이 사회 각계로 확산되고 그 선언문들이 오늘의 한국 사회가 겪는 위기상황의 근원을 모두 이명박 정부 자체로 보고 있는 사실만 보아도 명백할 것이다. 결국 지금의 반이명박 기운은 자기들이 6월항쟁을 통해서 피로써 쟁취한 대통령직선제로 민생과 민주주의, 남북관계를 파탄 내는 대통령을 선출해버렸다고 하는 반성과 교훈에 토대해서 우선은 현 정부를 퇴진시켜 민주주의의 새 역사를 창출하려는 민심의 반영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현실적으로 놓고 봐도 정권퇴진 요구에 대해서 아직은 때가 아니라느니 뭐니 하는 사이에 정부는 점점 오만해지고 사람들은 목숨까지 위협받는 판이며, 정부의 대북정책 때문에 조성된 남북 경색 국면은 한반도 전체를 전쟁 위험 속에 몰아넣고 있다.사실이 이러하고 민심이 이러한데 그를 반영해서 민주노동당이 이명박 정부 퇴진을 공식 선언했다면 여기에 토를 달 필요가 무엇이겠는가.
3. 이제는 우려를 넘어 의문으로
이번 글을 보고 처음부터 받은 인상은 민경우씨의 오만함이다. 그는 민주노동당이 정책당대회에서 이명박 정부 퇴진을 공식 선언한 데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횡포가 날을 따라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견 당연하다≫고 해놓고 ≪그러나 진보진영에서 어떤 정치적 입장을 천명할 때는 주객관적 정세에 대한 엄밀한 판단이 전제되어야 한다≫며, ≪현 정세에서 이명박 정부 퇴진론이 타당한가≫에 대해 ≪검토해 보겠다≫는 식으로, 처음부터 도전적이고 비평가적인 자세를 보였다. 민경우씨는 ≪통일뉴스≫의 전문기자로서 이 글을 썼겠지만 동시에 민주노동당 부설 새세상연구소에서 역직까지 맡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그가 자기가 속한 정당의 정책이나 노선 등에 대해서 ≪일견 당연하다≫거나 그 타당성에 대해 ≪검토해 보겠다≫고 하니, 도대체 이 사람이 어디에 속한 인물인가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그의 입장이 다르다면, 가령 당의 노선이나 정책에 대해서 이견이 있는 경우에도 어디까지나 당 내부에서 토론해서 풀어야 하지 않겠는가. 더욱이 우려스러운 것은 민경우씨가 이번 글에서 자신이 민주노동당 정책당대회 준비과정에 여러 문건을 주의 깊게 봤다면서 ≪개념조차 불투명한 자주적 민주주의≫ 운운한 대목이다. 자주적 민주주의는 이미 오래 전부터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에 의해 제기되고 거론돼 온 것인데, 이를 이번 정책당대회에서 제기했다면 벌써 논의 차원의 단계를 넘어서서 ≪당 혁신-강화와 진보정치 대연합 실현을 통해 이명박 정권에 맞서 강력한 대안세력≫으로 거듭나려고 제기한 대안사회 문제로 봐야 하지 않겠는가. 따라서 앞으로 보다 심화시켜 보다 완성하려는 자세로 이 문제에 임해야 할 것이지, ≪개념이 애매하다≫느니 뭐니 하는 말장난 차원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될 것이다. 말이 난 김에 민경우씨는 이전에도 ≪통일뉴스≫를 통해서 이제 한국에는 지주-소작관계의 ≪지주가 없다≫면서 사회변혁운동론이 이미 낡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지주가 존재하는가 하는 여부는 쌀직불금 파동만 돌아봐도 명백하게 판명된다. 기실 이 정도는 농촌에 가서 몇 사람 말만 들어봐도 금방 알 수 있는 문제인데,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지주가 없다고 주장한 데에 대해 안타깝게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민경우씨가 이론가 행세를 하고 싶은 정도가 아니라 진보운동과, 그 한 줄기인 사회변혁운동론 자체를 왜곡․부정함으로써 진보운동 내부에 혼란과 분열을 조성하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이것이 민경우씨의 이번 글을 읽어본 소감이다.(끝)




댓글
이 글에 공감이 갑니다.. 그러나 민경우같은 사람도 있어야..진보진영도 각 사안에 대해 투쟁방침을 정할때 한번더 고민을 해볼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디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