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1월 15일)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공청회가 열렸다.
정부는 이번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TPP 협상 참여 여부를 결정한 뒤, 이를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한다.
정부는 그동안 정식으로 TPP참여를 발표한 적도 없고 국내에서는 어떠한 논의도 진행된 적이 없다. 하지만 외국언론에서는 한국정부가 참여할 것임을 알리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행정절차법 38조 “행정청은 공청회를 개최하려는 경우 관보, 공보,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일간신문 등에 공고하는 등의 방법으로 널리 알려야 한다”는 규정도 무시하고 공청회 개최 여부도 날짜가 다가와서야 언론에 공개하였다.
이는 이번 공청회가 이미 결정된 정부 방침을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늘 공청회는 명백히 무효다.
TPP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받게 되는 농민들은 토론자로 들어가지도 못했으며 정작 공청회에서 반대 의견을 피력하다 보안요원의 완력에 의해 쫓겨나는 일이 발생하였다.
TPP는 한미 FTA보다 더 높은 수준의 개방, 예외 없는 관세철폐와 예외 품목 사전제시 금지, 투자와 서비스 시장 완전 자유화를 추구하는 협정이다. 한국 농업엔 사망선고일 수밖에 없다.
이미 미국은 한미FTA 협상에서 제외되었던 쌀과 쇠고기 등 농산물에 대한 추가적인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TPP에 참가할 경우 쌀시장의 완전한 개방은 물론 광우병 위험이 높은 30개월령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의 개방도 불가피해진다.
철저하게 비공개로 추진되는 협상, 무엇이 득실인지 아무도 알 수 없는 협상, 가장 큰 피해당상자의 참여가 철저히 봉쇄된 채 진행되는 TPP 참가를 우리 농민들은 온몸으로 반대한다.
우리나라 쌀 자급률이 80%대로 하락했다. 대한민국은 이미 쌀 부족국가이다.
농산물 가격은 폭락했고, 농민들은 추수의 기쁨을 누릴 기회도 없이 여름내 피땀으로 키운 배추를 갈아엎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금 이 시기,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정부라면 무엇을 해야 하겠는가?
전국 300만 농민들은 화려한 옷을 입고 외국을 순방하며 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자국의 기간산업들을 팔아넘기기에 여념이 없는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며, 박근혜 정부에 의해 추진되는 TPP 참가를 결단코 반대한다.
2013년 11월 15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이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