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정책포럼을 탈퇴하며
신의를 저버리고, 대화기구를 허수아비로 만든 농식품부를 규탄하고 식량정책포럼을 탈퇴한다.
밥쌀용 쌀 수입에 관련하여 쌀값 폭락을 부채질 한다는 농민들의 반발과 WTO 쌀 협상을 포기한 반증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까지 겹쳐 사회적 문제로 커져갔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농식품부는 ‘식량정책포럼’을 제안하였고 우리는 포럼의 한계가 있을 것임을 알면서도 밥쌀 수입문제를 비롯한 TRQ 수입 쌀 관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박한 마음으로 참여하였다.
식량정책포럼은 7월 15일에 김명환를 위원장으로 하여 농식품부 식량정책관 등 17명으로 구성하고, 첫 회의를 8월 13일로 정하여 의제로 쌀 TRQ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이러한 계획을 세워놓고도 갑자기 7월 23일 공시와 7월 31일 밥쌀용 쌀 수입 입찰을 강행했다. 가장 신뢰가 높아야 할 정부가 스스로의 약속을 짓밟는 것에 대해 우리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으며, 이것이 사실로 확인되자 참담함은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결국 농식품부는 식량정책 포럼을 적당히 이용해 밥쌀용 쌀을 수입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초 TRQ관련 약속된 두 분의 통상법학자의 고견과 계획에 없던 과거 한국쇠고기 WTO제소 사건에 대한 김&장 소속 변호사의 발표를 경청한 바 있다. 우리는 백보를 양보해도 한국 쌀 시장의 형편에 따라 밥쌀용과 가공용을 선택 수입하는 것이 WTO위반이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그러나 WTO협정 위반 여부보다 천배 만배 중요한 것은 정부 스스로가 예정된 이런 최소한의 의견 청취 및 토론 절차마저도 헌신짝처럼 내팽개쳐버린 점이다.
이에 우리는 8월 21일 식량정책포럼에 참석하여 신의를 저버린 농식품부를 규탄하고, 이렇게 허수아비로 만들어버린 식량정책포럼이 더 이상 운용할 의미를 잃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국민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집단으로 탈퇴하였다.
정직하지 않고, 잔꾀에 빠진 농식품부는 이런 일에 대해 대국민 사죄를 해야 할 것이며, 이러한 자세를 바꾸지 않는 한 누구도 농식품부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농식품부의 여러 대화기구는 보여주기 위한 대국민, 대농민 사기극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2015년 8월 25일
이해영(식량정책포럼 부위원장, 한신대 교수)
장경호(위원,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
조병옥(위원, 전농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