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TRQ(저율관세할당) 운용 즉각 중단하고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라
11월24일 농식품부는 깐마늘 6,000톤, 피마늘 4,000톤을 수입하는 마늘 TRQ(저율관세할당)운용을 결정했다고 한다.
현재 상승한 마늘가격은 농민들의 것이 아니라 가공업자와 상인들의 것이다. 그렇지만 TRQ운용으로 하락한 가격은 농민들이 감당해야 하는 몫이다. 마늘은 초기 생산비가 많이 필요한 작목이라 작목전환이 어려운 품목이다. 여기에 적정가격 이하로 형성되는 마늘가격과, 2배 이상 급등한 인건비 등으로 인한 생산비 상승은 계속적으로 마늘 생산면적을 줄이고 있다. 2021년 마늘 생산 감소는 그런 요인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TRQ운용 등 근시안적 대책보다는 마늘자급을 위한 기준을 설정하고 그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함이 옳다.
요소수 사태에도 불구하고 식량이 되는 농산물조차 당장 눈앞의 것만을 해결하려는 대응으로 일관하는 문재인 정부의 농정당국을 강력히 규탄한다. 현재 한국 전체 농산물 수입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고 채소류의 비중은 거의 전체가 중국산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현재 마늘가격의 상승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물가 상승, 이른바 친플레이션(Chinflation)이 국내 소비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시 말해 요소수와 같이, 중국에 양념채소류 자체를 의존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에서 중국산의 가격상승에 따른 가격인상으로 보아야 한다.(참고: 한국 마늘수입량 중 중국산 2017년 전체 3653.8톤 중 3633.7톤, 2018년 전체 5659.3톤 중 5659.2톤, 2019년 전체 3109.4톤 중 3061.3톤, 2020년 전체 4183.3톤 중 3936.3톤, 2021(10월까지) 전체 4508.3톤 중 4508.2톤)
그럼에도 정부의 이번 결정을 보면 TRQ운용이라는 단기간 대책으로 현 상황을 그저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는 듯하다. 식량자급률이 20%밖에 되지 않는 나라에서 그 대책도 그만한 정도만 내놓고 있어 정말 씁쓸하기만 하다.
기후위기로 인한 전 세계적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고 있음에도 식량의 자립을 어떻게 해낼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고 여전히 좀 더 싼 것으로 대체하면 된다고 인식하는 농정당국과 기재부의 인식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당장 마늘 TRQ운용방침을 철회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라. 인류사적 대전환이라는 과제를 극복하기 위한 농정의 근본변화가 필요하다.
2021년 11월 24일
전국농민회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