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쌀직불금 사태 해결, 국정조사로는 안된다 ■
여야는 어제(22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회담을 열고 쌀직불금 부당수령 사태와 관련한 국정조사를 다음달 10일부터 오는 12월 5일까지 26일 동안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여야는 국정조사 합의문을 통해 그간의 집행실태, 책임소재, 제도적 문제점 등을 규명하고자 한다는 국정조사의 목적을 밝혔다.
정략적인 국정조사를 통해서는 아무런 소득도 얻을 수 없다.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것처럼 이미 이번 국정조사는 합의의 과정에서부터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정략적인 의도가 깔려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노무현 정권의 잘못을 밝히는 데만 혈안이 될 것이고 민주당은 현 정부의 고위공직자들을 문제 삼을 것이다. 국정조사가 합의되자마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증인 채택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모습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국정조사의 앞날을 보여주고 있다.
쌀직불금 부당수령 사태를 해결할 정부의 특별대책이 필요하다.
부정수급 의혹을 받는 사람이 28만 명에 이른다는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듯 쌀직불금 부당수령의 문제는 정부의 고위공직자에서부터 정치인, 전문직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부동산 투기의 문제, 도덕적 해이의 문제이다. 말로만 공방하기에 바쁜 국정조사로 밝혀내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는 거대한 사안인 것이다. 이번 사태를 해결할 방법은 하나다. 편법, 불법적으로 농지를 소유하고 쌀직불금을 부당 수령한 고위공직자, 공무원, 정치인들이 누구인지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고 이들에게 해임 및 응당한 처벌을 내려 또다시 대한민국 정치에 실망한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성난 농심을 달래야 한다. 이를 위해 책임과 권한이 부족한 국정조사가 아니라 공직부패수사처와 같은 특별수사처 혹은 특별검사(특검)를 통해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풍성한 수확을 하고도 생산비 폭등과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논밭을 갈아엎어야 하는 농민들은 대책도 없이 오히려 물가안정을 빌미로 가격폭락을 부추기고 있는 정부에 분노를 느끼고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정치공방을 일삼으며 이번 쌀직불금 사태를 회피하려 한다면 농사를 포기할 지경에 이른 350만 농민들의 분노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될 것이다.
2008년 10월 23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한도숙(韓道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