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였다. 농식품부는 자랑 하듯이 작년 대비 2.4% 증액 되었다며 예산안을 내놓았지만 비료값은 40%, 면세유는 100%, 인건비 10%, 농자재값은 20~30%가 폭등한 상황에서 예상 물가 상승률 6%에도 못 미치는 2.4% 인상된 농업 예산은 실질 농업 예산의 축소와 다름없다.
게다가 45년만에 최대로 폭락한 쌀값으로 올해 농사로 한 푼의 순소득도 기대 할 수가 없는 상황에 이자와 필수농자재 및 인건비 폭등까지 겹쳐 평생 농사를 지어온 농민들이 내년 농사를 포기할지를 고민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임에도 발표된 농업 예산안엔 이와 관련한 대책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수가 없다. 이 정부가 심각한 농촌현장의 상황을 인지는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정부의 대책을 기대했던 농민들에게 허탈함을 넘어 분노만 가져왔다.
정부는 현실을 제대로 보라.
8월 29일 서울에 모인 1만 명이 넘는 농민들은 벼 수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21년산 쌀의 추가 격리와 22년산 쌀의 선제적 격리, 쌀값 밥 한 공기 300원을 보장하는 대책을 요구했지만 농식품부는 이를 조롱이라도 하듯이 그 어디에도 예산을 반영하지 않았다.
농식품부의 내년도 농업 예산안은 지금 우리 눈앞에 벌어진 농업현안의 본질적 해결과는 동떨어진 남의 나라 얘기를 하는것에 다름없다. 농촌진흥청장 시절부터 논란이 되어 왔던 분질미 정책을 그대로 들고 나와 ‘장관님’의 치적을 위한 예산을 맨 앞에 내세운 예산안은 시작 부터가 틀렸다.
식량주권 확보를 하겠다면서 검증되지도 않은 분질미 활성화와 쌀을 대체하는 방식의 밀콩 생산 확대, 국제쌀값이 올랐다며 TRQ쌀수입예산을 1,220억원 증액하는게 어느나라 식량주권을 확보하겠다는 소리인가? 갈수록 떨어지는 식량자급률을 힘겹게 붙잡고 있는 쌀에 대한 대책과 예산을 제대로 마련하라. 그것이 가장 근본적이고 가장 쉬운 식량주권 확보 방법이다.
공익형직불제를 도입하며 쌀값 폭락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농민들의 우려와 반대를 무릅쓰고 정부는 자동시장격리제로 쌀값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기어이 변동직불제를 폐지했다. 하지만 그나마도 제대로 시행하지 않는 것은 물론 시장격리제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양곡관리법을 개정하여 생산비가 보장되는 목표가격제를 만들고 거기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라. 또한 생산비 폭등과 높은 이자, 폭락한 쌀가격으로 고통받는 농민에게 생활 안정자금을 지급하는 등의 근본적이고 직접적인 농업예산을 세우고 집행하라.
미래성장산업이니 하는 현실과 동떨어지고 막연한 장밋빛 예산안은 필요없다. 농업의 근간을 튼튼히 세우고 농민들이 걱정없이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다음 농사를 준비할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게 그리 어려운 일인가? 대책없고 무책임한 예산안을 받아본 농민들에게는 투쟁밖에 남지 않았다. 우리 농민들은 실질적인 농업예산 확보를 위해 다시 싸워 나갈 것이다.
-21년산 쌀을 추가격리하고 22년쌀을 선제적 격리 할 예산을 마련하라.
-생산비가 반영된 목표가격이 포함된 양곡관리법을 개정하고 예산을 마련하라.
-생산비 폭등으로 인한 농가경영악화 생활 안정자금 500만원 지원하라.
-실질 농업예산 축소 직불금 예산 5조원 확대 공약 이행하라.
-식량위기시대 농업예산 비율 5%로 확대하여 국민들의 안정적 먹거리를 보장하라.
2022년 9월 1일
전국농민회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