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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운동가 강병기, 불가능을 가능하게 했던 한평생

강병기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의장 영면

강병기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의장이 28일 오후 영면했다. 지난 14일 뇌출혈로 쓰러진 이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농민들의 곁을 떠났다. 향년 60세. 그의 한평생은 오직 농민해방과 통일을 위한 삶이었고, 이 땅에 ‘따뜻한 진보’가 실현되도록 노력해온 삶이었다.
강병기 부의장은 1960년 9월 15일 경상남도 진양군(현 진주시) 대곡면 설매리에서 태어났다. ‘어머니에게 웃음을 드리는 것’이 어린 시절의 가장 큰 꿈이었을 정도로 효성이 지극했던 그는 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뒤, 1979년 부산대학교 기계공학과에 입학했다. 입학 얼마 뒤인 1979년 10월 부산·마산에서 벌어진 유신독재 반대 민중항쟁에 참가하며, 강 부의장은 본격적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삶을 시작했다.
강 부의장이 대학 졸업 뒤 평생의 진로로 택한 것은 농민운동이었다. 1987년 그는 가톨릭농민회 경남연합회 총무로서 농민운동가로서의 첫발을 떼었고, 활동 과정에서 부인 김미영씨를 만나 결혼했다.
1995년 진주시농민회 사무국장, 1997년 전농 경남도연맹 사무처장을 역임한 그는 1999년 전농 사무총장 직무대행을 맡아 전농 중앙 활동을 시작했다. 강 부의장은 2001년 공식적으로 전농 사무총장을 맡았고, 2002년 전농 정책위원장, 2003년 전농 정치위원장을 맡는 등 전농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됐다.
전농 활동가로서의 강 부의장은 2001년 남북농민통일대회 및 2002년 여의도 농민대항쟁 성사의 1등 공신이었다.
2001년 7월 18~19일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농민통일대회는 분단 56년 만에 처음으로 남과 북의 농민들이 만나 평화통일을 약속한 자리였다. 당시 전농 사무총장이었던 강 부의장은 이 대회의 성사를 위해 7번이나 방북했고, 온갖 우여곡절의 극복을 위해 분투했다.
그는 저서 <따뜻한 진보>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겨우 한 가지 일을 진척시키면 통일부가 비틀고, 통일부(와의 문제)를 해결하면 국방부가 비트는 식으로 무엇 하나 쉽게 진행되는 일이 없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배편을 마련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았다. 그럼에도 강 부의장의 분투로 남북 농민들은 성공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

2002년 11월 13일의 ‘30만 농민대항쟁’ 성사 또한 잊을 수 없다. 정부의 쌀 수입개방을 막기 위해 13만명 이상의 농민이 모였던 이날 대항쟁을 위해, 당시 전농 정책위원장이었던 강 부의장은 전국 각지의 농민 참여를 위해, 농민들이 안전하게 여의도로 올 수 있게 만전을 기했다. 당시 전농 내부에서조차 그 많은 농민들을 여의도 집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능하냐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강 부의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농민대항쟁 성사에 기여했다.
이후 강 부의장은 2006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2009년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농민위원장을 맡는 등 한국사회 진보정치의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 2010년엔 경상남도 정무부지사에 취임해 경남도정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
그는 생애의 마지막 직전까지도 농민운동의 미래를 고민하고 실천하고자 했다. 지난해 12월 9일, 강 부의장은 본지가 주최한 ‘전농 창립 30주년 기획간담회’에서 “과거의 농민운동 전성기가 아닌 지금 현재에서 출발해야 한다. 반대투쟁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고 실질화시키는 시대로 넘어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병기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의장. 그의 삶은 농민해방을 위해서라면, 평화통일을 위해서라면, 그리고 세상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불가능해 보이는 것도 가능하게 만들었던 삶이었다. 비록 강 부의장은 떠났지만, 한평생을 변혁에 몸 바쳤던 그의 정신은 영원히 우리 마음속에 펄펄 살아 숨 쉬리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http://www.ikp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4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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