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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울리는‘계통구매’-취재파일4321(2005.5.22 kbs)

 오프닝 멘트:
농협에서 농자재를 대량으로 구매해 농민들에게 값싸게 공급하는 농협 계통구매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계통구매가 값싼 농자재를 공급한다는 당초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농협의 잇속만 채우는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농협 계통구매의 문제점을 알아 봤습니다.
 박중석 기자:
경북 안동에 있는 이 지역농협은 올해부터 농자재 구매방식을 전면 바꿨습니다. 농협중앙회가 전국 지역농협으로부터 접수 받아 구매를 신청하는 이른바 “계통구매” 방식을 거부한 것입니다. 대신 공개경쟁 입찰방식을 택했습니다. 계통구매로 결정되는 농자재 값이 지나치게 비쌌기 때문입니다. 한 달여 동안의 준비 끝에 입찰에 들어간 품목은 사과 박스와 멀칭용 필름 등 두 가지, 결과는 대 만족이었습니다. 납품 단가를 대폭 줄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 유광열(안동 길안 농협 경제 과장)
“계통구매보다도 전에 하는 것보다 한 장 2백원 싸게 구입 할 수 있었습니다.”
(멀칭 비닐은요?)
“멀칭 비닐은 킬로당 60정도 60원 내지 70원정도 싸게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조합원의 반응은 어떤가요?)
“조합원 들은 싸니까? 당연히 좋아하죠?”
 박중석 기자:
이처럼 지역농협 스스로, 중앙회의 계통구매 방식을 따르지 않고 자체 경쟁입찰을 통해 농자재를 사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만큼 농협중앙회 계통구매 방식에 대한 농민과 지역 농협의 불신은 커져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농협 계통구매 방식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농번기에 접어든 초여름 농촌 들녘, 농민들은 매년 올라가는 각종 영농자재 값의 부담으로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갚아야 할 농자재 외상영수증은 잔뜩 쌓여만 가고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 전계운(농민)
“농사 져야 남는 게 없고, 채소값은 떨어지고 비료 값은 자꾸 오르고 그러나 농민들은 울지 못해서 억지로 사는 거요.”
 박중석 기자:
이처럼 과도한 농자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90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한 게 농협의 계통구맵니다. 개인이 아닌 1,200여 개 전국 지역농협이 공동 구매하면, 농자재 단가를 할인 받을 수 있어, 계통구매 사업을 확대됐습니다. 그런데 농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농협을 통해 대량으로 구매한 자재 값이 오히려 비싸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수 십 년째 농사를 짓는 정남진씨와 조영래씨..이들은 최근 농협을 통해 퇴비 150 포를 구입 했습니다. 당시 이들이 농협을 토해 구입한 퇴비 한 포의 가격은 천 6백 원, 농협에서 판매하는 퇴비의 정상 단가는 3천원이지만, 농협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정부보조금과 자체 지원금으로 50% 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공급했습니다. 농민들이 계통구매를 선호하는 것은 구매가격의 상당부분을 정부로부터 지원받기 때문입니다. 당시 지역농협이 농민들에게 배포한 소식지를 보면, 퇴비의 단가는 3천원으로, 50% 지원해준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 조영래(농민)
“이걸 우리한테는 50%를 농협에서 보조해준다고 1600원에 공급한 거에요..”
 박중석 기자:
그런데 최근 농민들은 계통구매 물량이 모자라 농협이 아닌 퇴비공장에 직접 사러 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농협에서 보조금지원 전에 퇴비 단가가 1포에 3천원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2천90원에 구입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 조영래(농민)
“우리가 직접 실어오면 2000원을 준다. 이렇게 전화를 했어요. 3000원하고는 엄청 차이가 나잖아요.”
 박중석 기자:
이 가격으로 계통 구매해 정부보조금 등의 할인을 적용 받을 경우, 1포에 1045원에 살 수 있다는 이야깁니다. 계통구매 가격이 무려 6백원정도 비싼 것입니다.
 정남진(농민):
“참 기분이 나쁘지요. 가격이 2천 몇 백 원이라고 그래서 1600원에 나온다고 해놓고 알고 보니까 천원이라고 결국은 농협에서 해주는데 속아서 내려온 거죠.”
 박중석 기자:
사정을 알아보기 위해 계통구매 단가를 정한 지역 본부를 찾았습니다. 농협지역본부는 자신들이 계약한 퇴비 단가는 원가 계산에 근거한 적정가격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 농협 지역본부 관계자:
(단가 계약한 게 비싼 게 아닌가요?)
“비싼 게 아닙니다. 지금 현재 퇴비재료가 옛날에 비해서는 농민들이 비싸다고 할 수도 있는데, 일단은 품질을 보증합니다.”
 박중석 기자:
퇴비제조업체도 취재팀에 대해 갑자기 태도가 바뀝니다. 농민들의 편익을 봐주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을 뿐이라고 해명합니다.
 퇴비제조업체 사장:
“저희들 2천7백 원 받고 있는 거에요. 그런데 말씀 드린 대로 농민들이 지역이 있는 농민들 편리를 봐서 하는 것을 이해를 해 주어야 되는 것이지….”
 박중석 기자: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농민들의 항의가 잇따랐습니다. 결국 지역농협 측은 퇴비의 단가를 2천원 선으로 낮췄습니다. 이 지역 농민들이 할인 받는 가격을 적용하면, 1포대의 가격도 천6백 원이 아닌 천원으로 내렸습니다. 농협 지역본부는 한 포대의 20원의 판매수수료를 꼬박꼬박 챙기고 있으면서도, 납품단가의 적정성 여부는 재대로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 조영래(농민):
“속는 기분이었죠. 그렇지 않아도 농협에 말썽이 많은데 그런 일까지 하니까 속으로 참 괘씸하더라고요.”
 박중석 기자:
포도산지로 유명한 경북 상주.. 이 지역의 5백여 농민들은 올해부터 독자적으로 영농자재 구매사업을 실시 했습니다. 농협의 계통구매 방식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자체 구매한 결과, 수천만 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 정주은(농민):
“농민입장에선 단돈 10원이라도 싼 게 부담감이 엄청시리 줄죠. 영농자재는 가면 갈수록 자꾸 오르고 그렇다고 해서 우리 포도가격이 오르는 건 아니거든요. 자재 비는 엄청시리 많이 부담이 되거든요.”
 정재군(농민):
“처음으로 금년도에 저울하고 비닐 이런 것을 처음 사업을 해봤습니다. 해보니까 회원들 반응이 무척 좋습니다. 내년도에도 사용량을 더 늘려서 퇴비내지는 테이프이라던 지 공동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회원들을 위해서 해보겠습니다.”
 박중석 기자:
농협에서 계통구매 방식으로 구입하는 농자재 가격이 시중보다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계통구매의 단가는 원가계산으로만 결정합니다.
 황의창(전농/협동조합개혁위원장):
“농협중앙회가 일반 농자재 회사로부터 구매를 할 때 원가계산서의 의해서 구매를 하기 때문에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원가계산서의 방법을 채택함으로써 상당부분 시중보다 비싸고 오히려 시중가가 더 싸지지 못하게 발목을 잡는 역할을 오히려 농협이 하고 있습니다.”
 박중석 기자:
그런데 농협중앙회가 취급하는 계통구매 품목은 비료와 농약, 농기계 등 모두 5천 3백여 종…수천 종에 이르는 계약품목에 대한 원가계산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검증할 장치가 현재로선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제조업체가 희망하는 가격을 고스란히 주고 구입하고 있는 셈입니다.
 농협 지역본부 관계자:
(이런 단가 계산은 어디서 맡겨서 한 건가요?)
“맡겨서 한 거죠. 전문기관에 의뢰해 가지고.”
(전문기관이라면 주로 어디에요?)
“알 수가 있나….”
 박중석 기자:
농협중앙회는 감사원 직원의 퇴직 단체인 감우회를 통해 원가 계산을 맡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전체 업체가 아닌 일부만을 대상으로 원가예산을 실시 할 뿐입니다. 게다가 원가예산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전문성도 부족합니다.
 임병돈(농협중앙회 비료팀장):
“정확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전문인력이 필요하지 않나요?)
“저희들이 필요성은 느끼고 있습니다.”
 박중석 기자:
농협계통구매 단가가 싸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농협이 업체로부터 받는 리베이트 즉 판매장려금 때문입니다. 농협은 매년 계통구매 계약을 맺은 업체로부터 리베이트인 판매 장려금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농협중앙회가 받은 판매 장려금은 모두 659억 원에 이릅니다. 공급업체는 이 같은 판매장려금을 그대로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때문에, 가격인하를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농협중앙회 측은 최근 들어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농약의 경우 판매장려금을 제외한 실 거래 원가를 적용하고, 지역별 연합구매 방식으로 장려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해명합니다. 그러나 판매장려금 자체는 당장 폐지하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 박철현(농협중앙회 자재부장):
“저희들은 판매장려금을 몇 년 전부터 계속 없애려고 노력을 했습니다만, 이게 상당히 폐지에 문제가 있어서 저희들이 계획은 단계적으로 점진적으로 없애겠다. 지금 장려금이 한 20% 됩니다 만은 금년에도 5.4%를 인하했습니다.”
 박중석 기자:
그러면 매년 업체로부터 받는 수백억 원대의 판매장려금은 어떻게 사용되는 것일까. 농협중앙회는 판매장려금은 농민들이 농자재 구매에 따른 리베이트 성격인 만큼, 각 지역농협에 분배해 농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한 지역농협을 찾아가 판매장려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판매장려금을 회계상 영업 외 이익 등 조합 수익으로 책정했습니다.
 지역농협 직원:
(판매장려금은 어떤 형태로 사용되는 거죠?)
“사업 외 수익, 영업 외 수익으로…판매장려금을 만약에 조합에서 수익처리 한다고 해서 그거 조합이 갖는 게 아니잖아요.”
 박중석 기자:
그런데 농협 중앙회는 판매 장려금을 조합 수익으로 책정하는 것을 금지 했습니다. 대신 장려금 계정을 신설해 회계처리 하도록 지침을 내렸습니다. 판매장려금을 조합 수익으로 포괄적으로 잡을 경우 사용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을뿐더러, 자칫 농민들에게 환원이 안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박철현(농협 중앙회 자재부장):
“영업 외 이익으로 못 놓도록 저희들이 문서가 나갔습니다. 영업 외 이익으로 처리하지 않도록.
(영업 외 이익으로 놓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나요?)
“영업 외 이익으로 놓으면 ‘조합이 수익 처리한다.’ 이런 의미가 되어 버리기 때문에 그거는 좀 곤란한 거죠.”
 박중석 기자:
농협중앙회는 그러나 판매장려금의 사용용도는 지역농협의 자율적인 문제라며, 사실상 관리, 감독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 농협중앙회 간부:
“그건 규제에 해당되니까 저희들이 그렇게 지도하진 안구요 ‘회계처리만 이렇게 해라.’하는 걸 지도하고 있습니다.”
 클로징멘트:
대량으로 계약하고 값싸게 공급한다는 농협의 계통구매…그러나 제대로 검증할 수 없는 원가계산과 경쟁 없는 납품계약 등으로 당초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퇴비와 화학비료 구매에 8백 여억원을 지원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농협중앙회는 계통구매 납품가을 계약하면서 120 여억 원의 판매수수료까지 챙겼습니다. 시장개방과 이에 따른 저가 외국 농산물의 공세로 크게 위협받고 있는 농민들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계통구매 제도의 개선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엮인글 :

전철우

2005.06.03 03:14:03
*.107.55.184

리베이트는 불법 아닙니까?
농협 박스 공장도 있잖습니까? 그런데 원예조합보다 농협에서 구매하면 1천원이 더 비싸다고 합니다.

전철우

2005.06.03 03:14:03
*.107.55.184

대한민국 어딘가 농협에서 퇴비 제조도 할 텐데....
경쟁입찰 아닌 수의 입찰에 리베이트 까지 문제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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