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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NEWS - [탐사K] 기자가 직접 쪽파 출하해보니…‘허위 경매’ 횡행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005885&ref=A



[앵커]

지금 보시는 영상은 지난 5월 한 마늘밭 모습입니다.

농민들이 애써 재배한 마늘을 트랙터로 갈아엎고 있는데요.

유례없이 마늘 농사가 풍년이 들자, 물량이 늘어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이 예상되자 이렇게 산지에서 폐기하는 겁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이 농산물 가격은 누가, 어떻게 결정하는 걸까요?

시장에 출하되는 농산물은 기본적으로 공영 도매시장에서 경매로 가격이 정해집니다.

농산물의 대표 가격, 기준점이 바로 이곳에서 결정됩니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인데요.

그래서 정부와 지자체가 막대한 돈을 들여 도매시장을 만들고, 공무원까지 배치합니다.

경매 업무는 도매시장 법인이 주관합니다.

도매 법인들은 경매 낙찰액의 최대 7%를 수수료로 받는데, 광주지역 4개 법인은 지난해 수수료로만 3백억 원을 넘는 돈을 챙겼습니다.

농민들에겐 판로 확보와 적정한 수익을 주고, 또 농산물의 대표 가격을 정하는 공공적 성격의 농산물 도매시장.

과연 제대로 작동하고 있을까요?

KBS는 농산물 유통 과정을 점검하고, 부적절하게 이뤄지는 도매시장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탐사 보도를 시작합니다.

오늘은 먼저 공영 도매시장의 경매가 제대로 운영되는지, 김효신 기자가 직접 쪽파 2톤을 출하해봤습니다.

[리포트]

전국에서 두 번째로 쪽파 유통량이 많은 전남.

3만여 제곱미터 넓은 밭에서 쪽파 수확이 한창입니다.

농산물은 도매시장에서 경매를 통해 가격을 결정하도록 돼 있는데요.

실제로 그런 지 쪽파를 수확해서 직접 도매시장에 출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새벽 5시에 시작된 작업은 꼬박 다섯 시간 만에 끝이 나고, 수확한 1kg짜리 쪽파 2,000단, 2톤 물량을 트럭에 싣고 광주 서부 농수산물시장에 도착했습니다.

경매에 참여할 중도매인들이 와서 물량과 상태를 확인합니다.

["(경매 몇 시에 해요?) 한 시 반이요."]

그런데 경매가 시작되기도 전에 하역 작업자들이 소매상으로 갈 화물차에 쪽파를 옮겨 싣습니다.

경매를 했는지,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묻자 '모른다'는 황당한 답이 돌아옵니다.

[쪽파 중도매인/음성변조 : "(경매 끝났어요? 그럼 얼마 나왔어요?) 근데 여기서 입찰가는 정확하게 못 봐요. 여기는 인자 정가 판매, 산지에서 얼마 선을 놓고 여기로 보내주면 그 선에 맞춰서 판매해 주는 것이죠."]

경쟁을 통해 가격을 결정하는 경매를 거치지 않은 겁니다.

수상한 점은 또 있습니다.

이날 기자와 농민이 출하한 쪽파는 2톤에 천2백만 원 어치입니다.

이외에도 2톤 차량 7대가 더 있어서 이날 쪽파 10여 톤이 시장에 나왔지만, 도매시장관리사무소에 기록된 경매 물량은 7톤에 1,333만 원에 불과합니다.

경매량도 문제지만, 기자는 쪽파 1kg에 6천 원을 받았는데, 기록에 남은 단가는 킬로그램 당 천9백 원으로, 삼 분의 1로 축소 보고됐습니다.

당시는 태풍의 영향으로 가락시장 쪽파 가격이 6천 원까지 치솟았던 때 입니다.

[쪽파 경매사/음성변조 : "하역 반이 점검해서 올리니까요. 어떤 것을 보는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다 (기록을) 올리고 있습니다."]

경매 시장에 나왔지만, 실제 경매는 생략되고, 기록에는 축소된 물량과 턱없이 낮은 가격은 남은 수상한 거래가 이뤄진 겁니다.

▲ [탐사K]② 경매없는 수상한 거래 시장사용료 새고 있나

[앵커]

이렇게 경매를 건너뛰는 건, 현행법상 불법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요?

취재팀은 농산물 도매법인이 경매 금액의 7%를 떼는 수수료에 주목했습니다.

출하한 농민은 낙찰된 금액의 7%를 도매법인에 수수료로 내게 돼 있는데, 농산물을 경매 받아 소매상에 넘기는 중도매인들이, 산지에서 농산물을 수집해 들여온 뒤 경매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물량과 낙찰 가격을 축소 보고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수상한 거래는 취재팀이 쪽파를 출하한 그 날, 단 하루뿐이었을까요?

[리포트]

취재팀이 광주 서 부농수산물시장의 쪽파 경매를 현장 취재한 건, 모두 닷새입니다.

하루 경매시장에 나온 쪽파는 2톤 차량에 7~9대 수준.

십여 톤이 경매시장에 나왔지만, 관리사무소에 보고된 물량은 절반 정도인 하루 6~9톤에 불과합니다.

[전 도매법인 직원/음성변조 : "형식적으로 그래서 다섯 차 올라오면 한 차나 두 차 올려요. 걔들이(중도매인들이) 양을 맞춰줘요. 몇 개는 올리고 몇 개는 인정을 해주고 (축소해서 보고한다)."]

경매 물량과 가격을 축소하는 수법이 일상적으로 벌어진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이렇게 되면 농민들은 경매 수수료를 내고도 경쟁을 통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됩니다.

또 턱없이 낮게 신고한 가격이 해당 농산물의 기준 가격이 되면서 시장 가격을 왜곡하게 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들에게 돌아갑니다.

무엇보다 도매시장을 개설한 광주시에 돌아가야 할 시 수입이 빠져나가는 겁니다.

판매 수수료 7% 가운데 일부는 시장 사용료로 명목으로 광주시 수입으로 들어갑니다.

때문에 물량을 줄이고, 가격을 낮춰 신고한 비율만큼 시 수입이 사라지는 겁니다.

[서부 농수산물도매시장 관리사무소/음성변조 : "법인의 책임 하에서 운영하는 것이지 저희가 거기까지는 다 그 물량을 확인을 못 하지요. (세수를 착복한 거 아닙니까. 빼돌린 거 아닙니까?) 전체적인 물량으로 보면 그렇다고 표현이 되겠죠. 8월 치부터 해서 전부 점검하도록 할게요."]

일부 중도매인들은 경매를 거치지 않는 거래가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음을 인정합니다.

[쪽파 중도매인/음성변조 : "경매를 넣어봐야 1,000원이 나온다. 농민이 중도매인 앞으로 사입(개인 거래)으로 하면, 그분이 (도매법인에 줄 수수료) 8%를 더해서 1,000원 나올 것을 1,200~1,300원 팔아줄 테니…."]

농산물의 원활한 유통과 투명한 거래 등 공익적 기능을 위해 도입된 경매제와 도매시장.

과연 취지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한 때입니다.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신한비/영상편집: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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