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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역대 최악!” 2024 농업예산

 

물가상승률도 못 따라가면서 역대 최대생색

지난 8,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2024년 농업예산안을 발표했습니다. 늘 그렇듯 자화자찬이 뒤따랐습니다. 183330억 원으로 역대 최대규모이며, 국가 총지출 증가율 2.8%의 두 배인 5.6% 증가한 금액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역대 최대라는 말도, ‘국가 총지출 증가율의 두 배라는 말도, 모두 거짓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진실도 아닙니다. 내년 농업예산안이 가진 수많은 문제점을 가리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그 문제점을 낱낱이 파헤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규모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역대 최대라는데 규모가 부족하다는 것이 언뜻 모순되어 보일지 모릅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규모는 국가 전체예산 중 농업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합니다. 절대적인 규모가 아니라, 상대적인 규모라는 것입니다. 내년 농업예산이 국가 전체예산 중 차지하는 비중은 2.8%입니다. 지난 2021년 이후 4년 연속으로 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입니다. ‘식량위기 대비를 위해 국가 전체예산 대비 5% 이상의 농업예산을 편성하라는 농민의 요구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입니다.

 

5.6%라는 증가율 역시 함정입니다. 증가율은 그 비교대상에 따라 과대평가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내년 농업예산의 비교대상인 올해 농업예산은 173574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약 2.8%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 5.1%에 턱없이 모자란 수준입니다. , 올해 예산이 과소편성되었던 것입니다. 결국 지난 2년 농업예산 증가율은 약 8.6%로 물가상승률(8.7%)에 여전히 미치지 못합니다. 물가도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색만 잔뜩 낸 것입니다.

 

수입예산은 증액, FTA직불금은 삭감 : 수입개방정책 노골화

규모보다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무수한 윤석열정권의 농업파괴 농민말살 정책 중에서도 최악으로 손꼽히는 수입개방 정책이 더욱 노골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우선 농산물수입 예산이 늘었습니다. 농산물가격안정기금 예산 중 수입예산을 409억 원이나 증액한 것입니다. ‘애그플레이션으로 농산물 도입가격이 상승했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면서 국내산 농산물 수매예산은 오히려 17억 원 삭감했습니다. 그나마 이 부분에는 핑계조차 없었습니다.

 

또한 양곡매입비를 증액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했지만, 수입양곡대 역시 환율 상승과 도입가격 상승을 이유로 612억 원이나 증액했습니다. 가격이 비싸졌으면 수입물량 조절을 검토해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일말의 고려조차 없이 매년 들여오던 408700톤의 물량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쌀이 남아돈다고 떠들어대며 생산량을 줄이라는 정권의 선택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지경입니다.

 

반면 FTA로 피해를 입은 농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FTA피해보전직불금은 대폭 삭감되었습니다. 올해 180억 원 규모였던 피해보전직불금 예산이 54억 원으로 무려 70%나 삭감된 것입니다. 그나마 남은 예산도 축산분야로, 농작물 품목은 내년부터 전혀 피해보전직불금을 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 대상품목이 생강 1개로 축소되고, 규모도 평당 100원 수준으로 있으나 마나 한 수준이었는데, 그마저도 완전히 없애버렸습니다. 수입예산을 늘리고 FTA 피해는 외면하면서 수입개방 정책을 더욱 노골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핵심공약도, 복지예산도 축소

농민들의 농업소득은 지난해 생산비폭등과 가격폭락으로 20년 만에 최저인 9485천 원(농가당)으로 추락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이에 대한 대책이랍시고 내놓은 것은 직불금 확대였습니다. 농업소득이 추락했는데 이전소득인 직불금을 늘리는 것이 어떻게 대책이 될 수 있겠냐만, 내년 직불금 예산을 보면 그마저도 지켜질까 우려스럽습니다. 31042억 원으로 올해에 비해 9%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농업 핵심공약으로 직불금을 5조 원으로 두 배 확대하겠다고 호언장담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약 13% 증가에 그치며 공약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올해는 좀 더 예산을 투여하여 강하게 의지를 보였어야 합니다. 그러나 오히려 지난해 증가율보다도 저조한 증가율로 예산을 편성하였습니다. 대통령의 핵심공약조차도 지켜지지 않을 것이 자명해 보입니다.

 

또한 앵무새처럼 미래농업을 읊어대면서도 농식품혁신정책예산을 무려 30.1%나 삭감하였습니다. 특히 R&D(연구개발)예산이 총 31.7% 삭감되었습니다. 과학기술강국을 외쳐대면서 R&D 예산을 삭감하는 모순적인 행태에서, 농업분야 역시 예외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농민들의 반대에도 그렇게 밀어붙이던 스마트팜 사업 역시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을 보면, 역시 윤석열정권이 뱉는 말들 중 어느 하나도 진정성은 없었던 모양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실제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던 주요 복지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입니다. 도시민에 비해 유병률이 높은 농민들의 의료비 지원을 위해 편성되었던 농업인건강·연금보험료지원 예산이 534억 원 삭감되었습니다. ‘요소 대란이후 폭등한 무기질비료가격에 대한 지원도 농민과 협의 없이 사업을 종료하며 1천억 원의 예산이 전액 삭감되었습니다. 이외에도 농산물가격안정기금 중 농산물 유통개선 예산이 895억 원 삭감되었고, 친환경농산물 유통활성화 예산은 280억 원 전액 삭감되기도 했습니다.

 

농해수위 수정안도 오십보백보

이처럼 문제투성이인 내년 농업예산안을 두고, 전농은 성명을 통해 아래와 같이 비판했습니다.

2024년 농업예산안은 개선의 여지가 없다. 국회에서 조금 손 본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산을 투여해야 할 항목은 삭감하고, 투여하지 않아야 할 항목은 증액했다. 수입개방농정은 더욱 노골화되었고, 농민들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었다. 예산안을 이렇게 편성해놓고도 자화자찬 일색이었다는 사실이 그저 분노스러울 따름이다. 존재의 가치를 상실한 농식품부는 해체하고, 휴지조각보다 못한 이번 예산안은 즉각 폐기하라.

 

물론 농식품부는 해체되지 않았고, 예산안 역시 폐기되지 않고 국회의 손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지난 1113, 농해수위는 정부 원안보다 12369(6.7%) 증액한 195699원의 농업예산을 의결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농해수위 수정안은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증액항목을 살펴보면 농민의 요구가 일부 반영된 점이 눈에 띕니다. 전액삭감되었던 무기질비료 가격보조사업이 일부 복원되었고, 농업자금 이차보전, 면세유·전기요금 인상 차액보전 등 생산비 대책이 반영되었습니다. 또한 지난해와 올해 예산에 편성되지 않았던 초등돌봄교실 과일간식지원,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 등 친환경농업 예산 또한 복원되었습니다. 정부가 대폭 삭감했던 R&D 예산도 늘려 올해 예산보다 237억 원(22.7%) 증액하였습니다.

 

그러나 위와 같이 예산이 증액되었다고 하더라도 본질적 문제는 그대로 잔존해 있습니다. 농산물 수입예산 확대, 쌀 수입량 유지, FTA피해보전직불금 대폭 삭감 등 수입개방정책에는 변동이 없었고, 농산물 할인지원예산을 440억 원 증액하여 농산물가격 하락정책도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푸드테크, 벤처창업 등 자본의 농업 침투를 돕는 지원사업도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전쟁 중 오십 보 도망간 병사가 백 보 도망간 병사를 겁쟁이라며 비난했다는 오십보백보고사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통 큰농업예산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24년 농업예산은 규모에도, 내용에도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우리 농업을 저버리고 수입개방정책을 노골화했습니다. 농민의 요구를 외면하고 자본의 이익을 대변했습니다. 농민과의 약속을 배신하고 감언이설로 진실을 호도했습니다. ‘역대 최대라는 수식어 대신 역대 최악이라는 수식어가 훨씬 잘 어울립니다.

 

1129일 새벽, 2030년 엑스포 개최지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최종 결정되었습니다. 역전을 노린다던 부산은 무려 90표 차이로 대패했습니다. 취임 1년 반 만에 14차례·54개국을 순방한 윤석열 대통령의 노고(?)가 수포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엑스포 개최를 공언하며 들인 막대한 순방비 역시 함께 공중에서 분해되었습니다.

 

윤석열정권은 긴축재정기조로 관계부처에 허리띠를 졸라매라며 전방위 압박을 가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순방비만큼은 예외였습니다. 본예산 249억 원의 87%7개월 만에 써버리고는, 예산 추가편성을 요구해 329억 원의 예비비를 승인받았습니다. 무려 32%도 아니고 132%를 증액한 것입니다.

 

나름의 이유는 있었을 것입니다. 대다수 국민들의 여론과는 달리 엑스포 개최가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국가 예산 중 증액의 필요성이 없는 항목은 없습니다. 더군다나 식량위기가 현실이 된 오늘, 농업처럼 중요한 분야는 또 없습니다. 국민의 먹거리를 위해, 국가의 유지를 위해 대통령 순방비처럼 농업예산도 통 크게늘리는 대통령을 기대하는 것은 역시 무리인 것일까요?

이달의 농업뉴스

무너진 산지쌀값 20만원

부랴부랴 해외원조용 쌀 5만톤 매입 발표하는 정부

<관련기사 모음>

정부만 만족하는 쌀값 20만원농민들 쌀값이 재해다(231105 한국농정신문)

http://www.ikp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61969

농식품부, 올해 생산쌀 민간재고 5만t 매입... "식량원조 추진(231129 뉴시스)

https://www.newsis.com/view/?id=NISX20231129_0002540053

 

윤석열정권은 양곡관리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직후, 산지쌀값(80kg) 20만 원은 지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쌀값은 지난 1125, 산지쌀값이 20kg49655원으로 추락하면서, 약속은 다시 공수표로 돌아갔습니다. 그러자 윤석열정권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쌀값 안정을 위해 민간이 가지고 있는 쌀 5만톤 추가매입하여 내년 식량원조 물량에 포함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쌀값 20만 원을 올해 목표인 양 강조하는 정부의 작태는, 매년 국내로 들여오는 408,700톤의 수입쌀과 언제든방출해주는 정부의 비축물량 활용 전적과 더불어 농촌 현장의 볏값을 떨어트리는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사실상 쌀값 상한선을 규정한 정부의 행태 때문에 농협을 비롯한 민간 RPC가 조곡 수매에 활발히 뛰어들지 않는 결과가 발생했고 이에 산지 볏값이 하향하게 된 것입니다.

 

애초에 20만 원도 부족했습니다. 면세유, 농지, 은행이자 등 생산비는 계속해서 폭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쌀 농사를 지으면 지을수록, 농가들은 적자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농민들은 생산비를 보장받기 위해 볏값(20kg) 8만 원, 쌀값 26만 원을 공정가격으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쌀값문제의 본질은 물가안정을 이유로 농산물값을 억제하고 수입쌀을 수입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윤석열정권은 근본대책이 아닌 쌀 면적 재배 축소, 가공용 쌀 재배 독려를 해결책인 것처럼 제시하고 있습니다.

 

말만 개혁법안인 농협법 개정안, 진정한 개혁법안이 되려면?

<관련기사 모음>

농협중앙회장 연임법, 조합장들 간에도 의견 분열(231121 한국농정신문)

http://www.ikp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62138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재출마 멀어진다22일 법사위, 농협법 미상정(231124 농업인신문)

https://www.nongup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0382

 

1122,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상임위 상정예정이던 농협법 개정안이 법사위에 남게 됐습니다. 현재 농협중앙회장직 연임제 전환 내용으로 도덕적 결함과 법안 진행과정에서의 로비, 청탁 의혹이 불거져 법안은 국회 법사위에 2회 연속 계류 중인 상황입니다.

 

농협법 개정안에는 도시농협 도농상생사업비 납부의무화, 비상임조합장 3선 제한 등 과 같이 농협개혁의 실마리가 될 유용한 내용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직 중앙회장이 법을 개정해, 자신부터 연임을 가능하게 하는 연임 1회 허용안과 조합장 직선제 방식등으로 찬반이 극명히 갈려 이번 개정안을 개혁법안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진정으로 농협의 변화를 고민한다면 조합원 직선제, 농협중앙회장 셀프연임 욕심을 거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농민을 위해 존재하는 농협이 생산비 폭등과 기후위기를 겪으며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의 처지에 공감하고 농민 조합원들의 처지를 개선시킬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개혁법안이 될 것입니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윤석열의 선택

윤석열의 선택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대통령은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 대통령 거부권)할 수 있습니다. 오는 122일까지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에 대해 거부권 행사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번에도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지난 4월 양곡관리법과 5월 간호법에 이어 벌써 세 번째입니다.

 

노란봉투법은 노동계의 숙원 법안입니다. 노란봉투법의 이름은 노동조합법 개정안입니다. 2014년 쌍용자동차에서 해고당한 뒤 파업에 돌입했던 노동자들에게 법원이 47억원을 물어내라고 판결했습니다. 파업으로 인해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이때 한 시민이 노란 봉투에 47000원을 담아 노동자들에게 성금을 보낸 이후로 노란 봉투 캠페인이 번지게 됩니다. 이후로 파업 노동자들에게 손해 배상 책임을 묻지 않도록 하는 법안에 노란봉투법이라는 이름이 붙게 됩니다.

 

노란봉투법은 쉽게 말해 노동자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회사와 교섭하기는 쉽게 만든 법안입니다. '사용자''원청 사업자'로 확대 정의해 노동자들이 이들과 노동 조건을 교섭할 수 있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노조가 삼성전자에 직접 단체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또한, 기업이 노동자에게 파업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고 요청하기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파업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면 노조의 구성원 모두가 똑같은 책임을 져야 했습니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자들이 함께 파업에 참여했더라도, 파업에 참여한 정도에 따라 책임을 다르게 지도록 했어요. 회사 입장에서 파업 노조원 각자가 회사에 어떤 피해를 얼마나 끼쳤는지 하나하나 따져서 입증해야 하기에 손해배상이 더 어려워지게 된 것입니다.

 

그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헌법에 보장된 노조 할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습니다. 노란봉투법이 통과되어 겨우 노동권 보장의 한걸음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방송3법은 현행 911인 공영방송 이사회 이사 수를 21명으로 늘리고, 정치권이 독식하고 있던 이사 추천 권한을 학계와 방송계, 시청자에게 나눠 갖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최근 KBS는 박민 사장 취임 후 초토화되고 있습니다. 인기 시사 프로그램이 하루 아침에 예고도 없이 페지되고, 9시 뉴스에서는 대통령 소식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이는 MB시절 방송장악을 주도했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임명되면서 이미 예고된 결과입니다. 이동관과 같은 자가 권력의 편에서 공영방송을 장악해서는 안된다는 방송3법의 필요성을 더욱 증명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앞에는 또 하나의 선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부인과 관련된 소위 김건희 특검법거부권 행사 여부입니다. 민주당과 야당은 김건희 여사가 지난 2009-2012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밝혀내겠다는 취지의 법안을 조만간 처리할 예정입니다. 부인이 직접 범죄에 가담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외치며 대권을 차지했던 윤석열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그야말로 자가당착입니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된다는 여론도 월등히 높습니다.

 

윤석열이 김건희 특검법의 거부권 행사를 과연 할 수 있을까요? 한다면 어떤 명분으로 할까요? 하지 못한다면 이후 정세는 어떻게 변할까요? 어떤 결정을 하던 정국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숙원법안, 공영방송을 지켜야 한다는 법안, 부인과 관련된 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따라 정세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입니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지켜보고 있을 일은 아닙니다. 각계 진영과 손을 잡고 대통령이 거부권을 더 이상 행사할 수 없도록 압박하고 싸워야 할 것입니다.

 

이재명의 선택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선택의 기로에 놓였습니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제도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쟁점은 크게 2가지입니다.

 

첫째,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병립형으로 회귀할 것인지 여부입니다. 병립형은 지역구 의석과 상관없이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비례대표 의석수를 나누는 방식으로 여당이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병립형을 선택할 경우 거대 양당이 야합해 소수정당의 의회진출을 막고, 민심을 왜곡시켰다는 비난에 직면할 것입니다.

 

둘째, 위성정당 금지 법안입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준연동형 선거제를 채택해 놓고서는 정작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취지가 퇴색되었습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유지되어도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에 이것을 법으로 막자는 것입니다. 민주당 내에서 이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민주당 내부에서 현실론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준연동형을 유지하고 민주당이 위성정당이 만들지 않을 경우 비례대표 선거 결과를 산출한 결과 민주당이 한 석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내부결과가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오는 121222대 총선 예비후보 등록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게임의 룰을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는데 현실론을 이유로 병립형으로 전격적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총선을 앞둔 소수정당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진보정당, 노동조합, 3지대 정치세력과 연합해 다양한 정치세력이 의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선거연합정당을 제안하고 나섰습니다.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취임한 김준우 변호사는 비례대표 상위순번을 외부에 양보하겠다면 진정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어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단순히 반윤으로 싸울 게 아니라 대전환을 향한 개혁정치로 대결해야한다대전환의 개혁으로 하루빨리 나아가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는 모든 이들을 규합하겠다. ‘개혁연합신당으로 모이자고 제안했습니다. 선거제도 결과에 따라 이런 제안들이 더욱 구체화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연동형 및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이 포함된 '국민통합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했습니다.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는 이에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비례성과 대표성이 강화된 선거제도 개혁은 한국정치개혁의 가장 시급한 과제입니다. 이재명 대표는 현실론에 타협할 것이 아니라 정치개혁의 큰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민주당 혼자가 아닌 범진보개혁세력이 함께 윤석열 정권과 맞설 수 있는 선택을 해야 할 것입니다.

 

선거제도 개혁은 단지 총선의 룰을 정하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정치개혁의 상징이자 반윤석열 전선을 구축하는 시대적 과제이기도 합니다. 202312월 이재명 대표의 선택은 개인에게 있어서도 한국정치에 있어서도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농민만 잡는 정부의 물가 대응책, 이게 최선인가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3112714291455627

 

병립형 선거제는 퇴행이다(진보당 기관지 너머’)

https://www.neomeo.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30

 

북 군사정찰위성 만리경과 남북 불가침합의 폐기사태

(프레시안)

http://www.minplu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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